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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일기

순교자 대축일의 단상

방우식 2015. 9. 20. 12:21

 


 

오늘 일요일,

새벽 미사 참례를 하고 왔다

오늘이 순교자 대축일이라는것도 미사가 시작되어서야 알았는데

늘 그렇지만 오늘도 시작부터 마칠때까지

잡념에서 헤매이다 시간을 다 보내고 말았다.

 

머릿속을 떠 다니는 수많은 잡념들 속에서

문득 공주 황새바위 성지에서 순교한 10세의 어린아이들이 생각나고

사람들이 고문과 온갖 학대를 당하며 죽어나가는 공포분위기 속에서

의사표시도 제대로 하지 못할 그 어린아이들을 죽인 관리들의 잔혹함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담담히 죽어갔을 순교자들이 떠 오른다.

무엇이 그들이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 할수 있도록 했을까?

그들이 죽음으로 보여준 완전한 믿음이란 어떤 것일까?

 

지금 이세상에서도 내가 가지기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의 정도에 따라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달라지는데

순교자들 처럼 완전한 믿음에 이르게되면

마음은 완전한 행복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로또 복권을 구입하고 발표하기 전에는 될까말까 기대하는 설램이 지나고

1등 당첨이 되고나면 비록 그 돈을 찾기 전이라도 엄청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은행에 가서 돈만 찾으면 자기것이 된다는 완전한 믿음 때문이리라

나 같은 서민이 작은 월급에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생활비를 아끼고 또 아껴서 최대한의 돈을 은행 적금에 넣고

만기일이 다가오면 거기에서 또 작은 행복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가져보지 못한 목돈이 내것이라는 당연한 믿음 때문이다.

세상살이에서 하느님을 믿음으로 느끼는 행복감은

믿음의 정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과

내가 하느님을 믿으면서 느끼는 행복이 크지 않은것은

나의 믿음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탓이리라...

 

미사는 계속되고 있는데 머리를 흔들어 보지만 이런 잡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늘나라에 적금드는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또 순교자들은 가진 모든것 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마저도 하늘나라에 적금 든 사람들이라는...

그래서 죽음의 순간, 순교의 순간이 적금타러 가는 복되 날이라는...

별 희안한 생각까지 한다.

 

지금은 피를 흘리는 순교는 할수 없지만

매일 매일의 삶속에서 격게되는 온갓 다툼에서 잘 참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삶이

불과 100수십년 전의 순교자들의 뒤를 밟는 순교의 삶이 아닐까..생각을 해 보지만

성당만 나서면 달라지는 내 마음을 나도 어쩔수가 없다

내 입에 든 혓바닥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것을...

 

이런저런 잡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신부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늘 몸만 왔다리갔다리... 성당 문을 나선다.

 

 

15년 09월20일

우산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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