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출발 할 때부터 봄을 재촉하는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대구에 도착하니 더 많이 온다
초등학교 졸업 때부터 군대 갔다오고 사회 첮발을 내딛을 때까지 살았었고
지금도 일가친척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살고있어
일년에도 몇번씩 다녀가는 곳이지만
대구를 떠난지 33년
그땐 서문시장 부근의 섬유회관이 제일 높은 건물이었었는데
삶에 쫒겨 무심하게 지내는 동안
빌딩숲으로 가득찬 도시는 세월 만큼나 많이 변해
큰누님의 늦동이 막내가 장가가는오월의 정원 예식장을 찾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아
주변을 한바퀴 돌고서야 주차장으로 들어 설 수 있었다
도심의 구 시가지이니 다행이지
변두리에 나가면 방향도 가늠하기 헷갈릴 정도로 많이 변했다
이 도시를 떠날때는 청년이었던 내가
이제 장년을 지나 노년의 언저리를 기웃거리고 있으니
예전에 알던 사람도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몰라보고 지나갈 것이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예식장에는 하객들도 많고
오랫만에 보는 생질녀들의 건강한 모습이 반가운데
스치듯 짧은 만남이 아쉽움이 남는다
씩씩하게 식장으로 입장하는 생질의 모습도 늠늠하게 보이는데
자신이 직접 축가를 부르는 모습에 저런면도 있었구나 싶다
누님들과 동생들은 만난지 몇일 지나지 않았지만
식사를하면서도 사람들이 많아 모두 한자리에 앉지 못하고
여러사람들 틈에 몇명씩 흩어져 앉아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는데
헤어질 때도 두서없이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져 집으로 되돌아 왔다
2월 27일
우산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