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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일기

산은 나에게 무엇인가

방우식 2010. 4. 2. 08:07

 

산은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산이 좋아 틈이 나면 산엘 간다
  걷는산행을 하는데 장거리 종주산행을 많이 하다보니 엄청 힘이 많이든다.
  그래서 언제나 나 홀로 고독한 산행을 하게 되는데 
  무거운 짐을 메고 길고 먼길을 장시간 힘들게 갈 사람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이제는 홀로 산행이 습관이 되어 버려 누구와 같이 가는것은 번거로운 생각까지 들기 때문이다.


  나도 여러사람들과 어울려 짧은거리를 편안한 산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면서
  정작 산행을 나설때는 또 무거운 짐을 메고 홀로 집을 나선다,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왜 산엘 가느냐"고 흔히들 묻는다.
  그러면 "산이 좋아서 간다" 라고 대답하지만 생각 해 보면
  그마저 완전한 대답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어느 곳 어느 산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어렵고 힘들어도 기어이 그 목표한 산과 코스를 가고야 만다 
  지치고 힘이 많이 들수록 그 감동이 오래 남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자라 어릴적 부터 뒷산을 많이도 오르내렸지만 
산은 막연히 동경의 대상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정상까지 오르지는 못 했지만 구미 금오산을 갔을 때나
  합천 가야산을 갔을때 깊은 계곡과 높은 봉우리 우거진 거송들이 신비롭기까지 했었고
  군대 제대 후 내장산에서 야영을 하다가 빌려간 비싼 카메라 잊어 먹은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마음속에 산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으면서 
  오랫동안 산에서 멀어져 있었다.


  낮익은 얼굴 하나 없는 낫선 세상 속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헤쳐 나가야 할 삶의 무게는 의지 할 곳 없는 외로움과 고독감으로 다가오고
  신앙을 찾게 되고 신앙생활도 나름 열심히 할려고 했는데 그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 한 일이다.
  수석을 한다고 탐석하러 다니고 춘난을 키운다고 밤잠 자지않고 산으로 돌아 다니며 외도를 하다가
  우연히 마눌과 두 아이들을 데리고 가지산을 오른 것이 산을 오르게 된 시작이 되었고
  산에 대한 열병의 시작었다.


  자일을 메고 암벽을 기어 오르거나 멀리 외국으로 고산 등반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몸은 가벼워 종주산행과 하루에 산 한개 올라서는 성에 차지 않아 세개씩을 오르내리기도 하였고
  한때는 병중에 계시면서 "산에 너무 많이 가지말라"시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말씀과 고통을 외면하고 
  산으로만 돌아다녀 늘 어머님 앞에 가슴아픈 죄인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내 발걸음이 스치고 지나간 산의 정상이 
  6백 수십개가 넘는데 숫자에 포함 되지않은 명칭이 있는 봉우리를 모두 하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요즘 들어 부쩍"산은 나에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지나친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회생활에 존재감이 떨어지므로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


  누군가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고 했다는데 자존심이 상하고 우울할 때,고독함을 느낄 때도 
  삶에서 오는 모든 아쉬운 순간에도 베낭을 메고 거친 호홉을 토하며 산을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맞아주며 때로는 포근한 어머니 같이 때로는 엄정한 아버지 같이 
  위로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뿌듯한 성취감과 감미로운 기쁨을 준다.


  백두대간과 9정맥, 지맥들과 이름 난 명산들과 숨어 있는 오지의 산들은 나를 부르고 있다.
  산은 힘들게 걸은 만큼 주어지는 감동과 기쁨은 더 커지는 것 같다.
  나는 산에 가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찿아 오고 용기를 찾아오고 희망을 찾아온다.
  나는 산에 가면 겸손을 배우고 기쁨은 두배로 건강도 두배로 얻어 온다.


  산은 나에게 피난처이자 휴식처이고 삶의 힘이 되어준다.
  산이 나에게 말한다."산으로 올라와 낮은 곳을 내려다 보아라 무엇이 보이는가?"

 


  우산35
  10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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