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휴가
베낭을 꾸리고 지도를 챙기고
산을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설 때에 늘 하는 일이지만
오늘은 짐을 꾸리며 느껴지는 감회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햇수로 30년
금년 말이면 떠나야 하는 내가 살아 온 날의 절반을 몸 담아 온 직장에서
내일 아침, 마지막 한해를 보내는 휴가를 떠난다.
돌아보면 그다지 오래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제같은 오늘이 수없이 왔다가 지나가더니 어느틈에 훌쩍 다가선 초로의 그림자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를 지나는 아침은 또 다시 시작된다.
어뒤로 다녀 올까...?
평생을 함께 해 온 동반자랑 관광도 하고 산에도 올라가고 맛난 것도 먹어 보고
쉬엄쉬엄 다녀오자
작은 월급 쪼개 적금들고 아이들 학비 주고
가난을 벗 삼으며 살아 온 지난 날들
이번 한번 만큼은 하고 싶은 것 해 보고 부자처럼 다녀오자
우산35
10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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